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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하나 하나, 우리집을 바꿔 나가는 즐거움

by 후언 2021. 2. 12.
거실 책상 배치를 바꾸다

어제 저녁에는 갑자기 뜬금없이, 거실에 있는 책상 위치를 당장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부터 거실 중앙에 있는 책상이 답답하게 느껴진 참이었다.

 

배치를 바꾸기 전 거실. 오전이라 해가 든다.
배치를 바꾸기 전 거실. 중앙에 책상을 두었지만 잘 쓰지 않았다.

TV 없는 우리집 거실은 한쪽 벽면은 긴 쇼파가, 맞은편 벽(원래는 티비를 놓는 아트월)은 긴 책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책장 가까이에 제법 큰 직사각형 책상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원래 의도는 거실 중앙에 책상을 놓아서 더 많이 쓰도록 하자! 였지만 그 의도가 무색하게도 거실 책상은 거의 쓰지 않는 곳이 되었다. 자연스레 그 옆에 놓인 큰 책장도 전시용이 되어버렸다.

거실보단 작업실에, 그리고 부엌(삼시세끼 밥을 먹어야 하니)에 머무르는 시간이 훨씬 많았고 거실은 잠시 스쳐 지나가거나 쇼파에 잠깐 앉아있는 곳이 되었다.

몇 주 동안 거실 중앙에 놓인 큰 책상을 보며 어디에 놓아야 할까 고민했다. 벽에 붙이지 않고 중앙에 두니 거실이 답답해 보였기에 최대한 한쪽으로 붙이고 싶었다.
쇼파와 책장의 자리를 바꿀까 아니면 쇼파를 창가에 붙일까 머릿속으로 상상만 해보던 끝에, 어제 저녁에 확신이 들었다. 한 번 배치를 바꿔보자!

 

실제로 아주 큰 위치변화는 없었다. 책장을 조금 더 옆으로 밀고, 거실 창문을 마주 보도록 책상 방향을 바꿔서 책장 바로 옆 벽에 붙였다. 멀티탭과 조명 위치도 옮겼다.
하는 김에 이사업체직원분이 '일단 그냥' 꽂아놓고 간 그대로였던 책장의 책을 모두 꺼내서 정리했다.
이사 후 거의 보지 않았기에 앞으로도 거의 보지 않을 걸 알고 있었다. 전공책들이 대부분이라 보관은 하고 싶어서 단순히 미적인 기준에 의해 색깔별로 꽂았다.

다 해놓고 보니 아주 만족스러웠다.
거실이 더 넓어보였고, 드디어 인테리어가 완성된 느낌이 들었다.
오늘 오전에 보니 책상 끝까지 햇빛이 들었다.
쇼파에 앉아 맞은편의 색깔별로 정리된 책장을 보니 흐뭇했다.

 

책상의 방향을 바꾸고 벽에 붙였다.
책상의 방향을 바꾸고 벽에 붙였다.
바로 앞 저 의자에 앉아 맞은편 식물을 보고 있으니 힐링된다.
바로 앞 저 의자에 앉아 맞은편 식물을 보고 있으니 힐링된다.


부엌 뒷베란다와 씽크대의 가벼운 변신

오늘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면서 부엌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빈도가 낮은 에어프라이어와 와플기계, 여러 냄비들이 나와 있는 싱크대가 번잡해 보였다.
우리집 부엌 옆에는 뒷베란다가 있고 거기엔 대리석으로 된 아주 무거운 테이블이 있다. 거기엔 놓을 곳이 없어 올려놓은 분리수거함이 있다.
'분리수거함을 치우고 그 테이블을 쓸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분리수거함을 놓을 곳을 생각해봤다.
'거실에? 아니면 현관에?'
거실엔 마땅히 둘 곳이 없었고 현관엔 자전거가 있어 자리가 없었다.
뒷베란다를 자세히 살펴보니 세탁기 옆에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빨래보관함이 있었다. 그걸 세탁기 뒤 빈 공간으로 옮기니 분리수거함을 놓을 자리가 생겼다.
세탁기 문이 그 전보다는 활짝 열리지 않아도 공간은 충분했다.
바닥에 놓아두었던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분리수거함 위에 올리니 세제통과의 동선이 가까워져 더 편리해졌다.

비어진 대리석 테이블로 에어프라이어와 와플기계를 옮겼다.
사용빈도가 많아 늘 나와있는 작은 팬은 벽에 걸었다.
비로소 싱크대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뒷베란다에 있던 대리석 테이블 위를 정리한 뒤 모습
뒷베란다에 있던 대리석 테이블 위를 정리한 뒤 모습
분리수거함은 세탁기 옆에 두고 그 위에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뒀다.
분리수거함은 세탁기 옆에 두고 그 위에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뒀다.
가벼워진 싱크대
가벼워진 싱크대


이사하고 한 달이 넘게 지났다. 짐 정리는 진작에 끝냈지만 내 생활에 맞게 바꾸고 고치는 건 살아가면서 계속 진행된다.

한결 마음에 드는 주방에서 끓인 보리차를 한 잔 들고 '왠지 앉고 싶어 진' 책상 앞에 앉았다. 창가에 일렬로 있는 식물들을 보니 흡사 카페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그 책상에 앉아 이 글을 쓴다.
그 변화가 아니었으면 오늘은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환경의 작은 변화가 내 행동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인테리어에 너무 몰두하고 스트레스 받는 것(예전의 내가 그랬듯)은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내 주변을 더 효율적이고 매력적 이도록 바꾸는 노력은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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