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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언책방/책 형광펜긋기

길을 잃은 나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 [회사 말고 내 콘텐츠]

by 후언 2021. 2. 6.

회사 말고 내 콘텐츠

서민규, 마인드빌딩, 2019

 

작년 봄에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고, 작년 말에는 티스토리를 개설했다. 

오랫동안 마음에만 품고 있었던 일들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이사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시간이 가장 많고 뭐든지 해 볼 수 있는 지금, 마냥 행복할 줄 알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문득문득 드는 두려운 마음 때문이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완성해서 내놓는다고 해도 세상에 외면 받아 물거품이 되버리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들은 내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의식하고 있지 않으면 부정적인 마음에 잠식되어 실행 자체가 어려울 때도 있다.  

 

이 책은 이런 나에게 딱! 필요했던 책이었다.

일하던 곳에서 정규직 전환이 무산되어 퇴사한 저자의 그 후 치열하게 고민했던 경험담이 굉장한 공감을 준다.

 

습관의 중요성이 이 책에서도 나온다. 회사에서의 '시스템'이 개인에겐 '습관'에 해당하기에 혼자 일하는 사람에겐 습관이 이 아주 중요하다.

저자는 고민할 장소와 고민할 시간을 습관화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조언한다.

저자의 경우 퇴사 후 매일 도서관에 가서 고민을 했고 8개월 뒤 자신만의 콘텐츠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매일 짧더라도 에버노트에 기록한 것이 쌓여 콘텐츠와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도 우리집 안에 내 작업실을 만들어서 매일 9시까지 그 곳으로 출근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시간은 지키기 어려워 출근시간은 들쭉날쭉했다.

'출근 하고 싶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최근엔 작업실을 내 나름대로 꾸며봤다. 책상과 책장 배치를 바꾸고 벽에 그림도 붙였다. 햇빛이 잘 안 드는 방이라 추워서 책상아래 둘 온풍기도 샀다. 반그늘에 살 수 있는 식물도 옮겨놓았다.

애정을 들여 바꿨더니 방에 들어가기가 훨씬 더 쉬워졌다. 아침엔 오히려 얼른 가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지금은 책상 앞에서 고민이 많은 시기이지만, 저자가 그랬듯이 나도 콘텐츠를 만들다보면 고민이 점점 줄어들고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원고를 쓰는 동안 회고노트에 그 과정을 기록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원고를 다 쓰면 그 노트를 읽으며 과정을 돌아보고 개선할 것들은 조금씩 보완해 나가는 것이다.

'잘 쓴 글은 필력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생각이 좋기 때문에 잘 읽힌다는 것이다'

저자가 회고노트를 다시 읽으며 발견한 사실이다.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별 기대가 없었다. 막연히 무언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려나 펼쳐든 것인데 거의 모든 글에 형광펜을 칠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안에 담긴 생각이 좋고 짜임새도 좋다. 핸드폰으로 읽는데도 술술 읽혔다. 몰입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아 잠시 틈만 나도 핸드폰으로 이 책을 펼쳐서 읽었다.

 

유튜브와 블로그와 글쓰기 앞에서 방황하는 딱 지금의 나를 위한 책이다.

정말 왜 '콘텐츠 코치'인지 알겠다.


<형광펜>

- 너무 많아서 줄이고 줄이느라 애썼다.

 

"내 주위에도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은 꽤 많다. 그런데 왜 마리에처럼 유명해지지 않는 걸까? ...마리에와 내 동생을 구별하는 것은 결국 '누가 콘텐츠를 만들었는가?'이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들 모두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나는 얼마나 많은 소비를 하고 있나? 그리고 '그에 비해 얼마나 많은 생산을 하고 있나?'"

 

"매력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더 뛰어난 콘텐츠만 계속 들어온다. 입맛은 계속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고, 내 콘텐츠를 시작할 수가 없게 된다. 그 상태에 오래 머물게 되면 내가 만든 콘텐츠는 한없이 볼품없게 보인다. ...어떻게 해도 내 콘텐츠를 시작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할 때는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여겨지지만, 생각을 글로 옮겨보면 내 수준이 명확해진다. 의미가 갖춰진 완결성 있는 문장으로 옮겨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 맞다. 그래서 일단 써 봐야 한다.

 

"사람들은 콘텐츠 그 자체만을 소비하지 않는다. 콘텐츠 속의 캐릭터뿐만 아니라, 그 콘텐츠를 만든 사람을 함께 궁금해한다. 그의 관점을 궁금해하고, 그가 영감을 받는 방식을 궁금해한다. 무엇이 그를 그쪽으로 이끌었는지도 궁금해한다."

 

"거꾸로, 길을 잃거나 정해진 경로를 이탈한다는 건 사람을 의식적으로 만든다."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에 겁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 소재를 가졌다고 이야기해줘도 자기 생각을 펼치고 말하기를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했다."

 

"회사에 출근할 때는 길을 잃으면 안 되지만 콘텐츠를 만들 땐 길을 잃어야 한다."

 

"어떤 노력을 하는지, 왜 노력하는지, 무엇을 위한 노력인지, 진단이 잘 내려진 노력인지 끊임없이 묻고 따지지 않는다면 원치 않는 결과가 나를 기다릴 수도 있다."

 

"콘텐츠 만들기는 남과 다른 특별한 소재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나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을 때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다."


<읽을 책>

- 에버노트 생각서랍 만들기
- 공부와 열정 / 제임스 마커스 바크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 신경 써 달라고 한 적 없는데요? / 유민애

 

<참고>

- 유데미 : 강의 콘텐츠가 올라오는 플랫폼

- 원고를 전자책 포맷인 'ePub'으로 전환해 주는 'Sigil'을 익히면 누구나 전자책을 출간할 수 있다.

- speech to text : 구글 문서를 열고, '음성 인식' 기능을 활성화하면 음성을 텍스트로 입력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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