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라기] 그 때 내 마음이 왜 힘들었을까 며느라기 수신지, 귤프레스, 2018 경상도 가부장적인 집에 태어나 자라면서 나는 생각했다. 절대 가부장적인 남자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릴 적부터 친가, 외가 할 것 없이 명절에는 여자들만 부엌에 모여 음식을 했다. 오빠를 비롯한 남자들은 TV 앞에 둘러앉아 있는 게 당연한 그림이었다. 나는 여동생과 함께 엄마 옆에서 잔심부름을 했다. [며느라기]에서 민사린이 시댁에서 첫 명절을 보낼 때 여자와 남자가 상을 따로 차려 먹는 걸 보고 놀라는 부분이 나온다. 바로 그게 나의 명절 풍경이었다. 대학시절 만난 남편은 가부장적인 것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결혼하고 나서도 할 줄 몰라서 그렇지(그런 거라고 믿는다), 시키면(시켜야만) 집안일도 잘했다. 하지만 결혼은 당사자 둘만의 문제가 아니란 걸, 경험하고.. 2021. 5. 31. 이전 1 다음